가족 이야기

나 홀로 집지키기

Peter-C 2018. 3. 19. 07:37

나 홀로 집지키기

모녀(母女)가 Sydney로 여행을 떠났다.
일주일간 “나 홀로 집에”이다.

홀가분하고, 자유롭고 해방된 기분을
만끽할 기회다 싶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집을 떠나 멀리 있는 식구들의
안부가 걱정이다.

건강하게 잘 다니고 있는지,
음식이 입에 맞는지,
숙소는 편안한지,
괜찮은 Guide를 만났는지,
허리, 무릎은 불편하지 않는지,
쓸데없는 걱정들이 줄을 잇는다.

보내 온 사진들을 보니,
보람되고 즐거운 여행을
잘 하고 있는데
나 홀로 괜한 걱정이다.

실은 내 걱정이 태산이다.
외로움을 알 것만 같다.
쓸쓸함을 어찌 달래나?
허전함을 숨길 수가 없다.

있으면 귀찮고
없으면 아쉬운 것인가.

있을 땐 몰랐지만,
없으니까 알아지는 건가.

혼자서 밥을 차려 먹어야 하고,
설거지, 청소 빨래를 해야 한다.

다른 일은 평소대로 하면 되는데,
세끼를 먹는 일은 신경 쓰인다.

밑반찬을 잔뜩 준비를 해 놓았고,
이것저것 음식을 차려 먹는 요령을
자세히도 설명했다.

열심히 설명은 하지만
나는 귀담아 듣질 않는다.
고쳐야 할 버릇이다.

막상 해 먹으려면
내 식대로 해서
그런대로 먹게 된다.

상하기 쉬운 음식부터
신선할 때 먼저 먹는다.

유효기간을 놓치면
아깝게 버려야한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설거지 양도
될 수 있는 한 적게 한다.

내가 그럴 듯하게
요리를 해서 먹겠다는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TV나 인터넷을 뒤지면
Recipe가 자세히 있다.

그러나 솔직히 요리를 하는 시간이
아깝고 귀찮은 것이다.

홀로 집을 지키고 있자니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실지론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나도 이 기회에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으나
그게 마음과 같지 되질 않는다.

시간은 어영부영 잘도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