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엄마 생각

Peter-C 2018. 5. 24. 07:22

엄마 생각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버이날도 있고,
부부의 날도 있다.
결혼기념일도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간절히 생각이 나고 그립다.
당연히 불효에 대한 후회가 막심하다.

거리감이 있는 느낌이라서
섭섭하고 어색하지만,
이젠 “엄마”보다는 “어머니”가 편하다.
내 나이가 그렇게 됐나보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부엌에서 밥하느라 바삐 움직이시는 모습,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
김장을 담그시느라 땀을 뻘뻘 흘리시는 모습,
그런 애를 쓰시는 모습만 떠오른다.

6.25전쟁 때에는 내가 얼마나 큰 짐이었을까.
고생만 하신 한 평생이시다.

온 식구가 다 함께 식사를 하는 날은
마루에 상을 두 개 펴서 둘러 앉아 먹었다.

제법 큰 마루지만 식구들이 많아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꽉 찼다.
내 기억에 제일 행복했던 모습이다.

이제 내 곁에 계시지 않는다.
하지만 늘 내 맘속에는 계신다.

아침기도를 할 적마다
사진을 보며 살아생전 모습을 찾는다.

나의 잘못에 대한 꾸중보다는
무언의 질책이 더 많았다.

사내답지 못한, 사람의 도리가 아닌,
특히 속을 내 보이는 짓을
가장 싫어하셨다.

경기도 광주 창우리에서 태어나
비교적 부유하게 자라시어 그런지
마음씀씀이가 넓고 깊고 크셨다.

공치사를 하는 짓,
“죽는 소리”라 말씀하시는
부정적인 언행은 특별히 꺼려하셨다.

내가 이렇다 할 효도를 한 기억은 없다.

돌아가시기 전, 잠시라도 내 집에서
직접 모시지 못한 불효가
제일 가슴이 아픈 일이었다.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승이에게(51 책읽기)  (0) 2018.06.18
사랑하는 승이에게(50 말 배우기)  (0) 2018.05.29
다산(茶山)의 자식교육  (0) 2018.05.18
승이 사진들  (0) 2018.05.17
사랑에 대한 묵상(黙想, Meditation)  (0) 2018.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