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그 은근한 걱정
4년 동안 같이
먹고 자고
공부하고 훈련받았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며
근무도 한 평생 같이했다.
정기적으로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들었다.
전통이요, 미덕이라 여겼다.
누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참석을 하고
누구는 마지못해 참석한다.
누구는 억지로 얼굴 내밀고
누구는 불참하면 죄 지은 듯 했다.
누구는 참석을 의무로 여기고
누구는 불참 핑계거리부터 찾는다.
모임은 날짜와 장소가 기본이다.
홀수 월 첫 화요일로 아예 정했다.
어디서가 문제다.
무엇을 먹을까도 고민거리다.
정치, 종교, 군대 이야기는 피하자고 하지만
매번 건강, 취미생활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끔 Humor가 터지면 박장대소(拍掌大笑)다.
이젠 대개들 은퇴를 해서
평일 낯 시간이 자유로워
뭔가 Event를 고려하자고 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도심의 고궁이나 박물관
가벼운 산책길, 볼거리 등을 찾았다.
먹고 마시고 겉치레 농담을 주고받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고들 했다.
이 또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모두들의 선호도나 기호에 맞아야 한다.
신경을 많이 쓴다.
진짜 고민거리는 불참하면
어디 병이라도 생긴 것이 아닐까.
제발 안 좋은 소식일랑 없기를 바란다.
무슨 언짢은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무슨 섭섭한 일이라도 있는가.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었는가.
나이가 든 탓이다.
오랜만에 보면 무척 늙어 보인다.
움직일 수 있을 때 거동하고,
마실 수 있을 때 마시고,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모이자고 할 때 가고,
보고 듣고 말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세월의 흐름이 좀 빠른가.
언제까지 건강을 장담할 수가 있나.
나는 건강해도 친구가 못 움직이면
그게 그거다.
보고 싶어도 못 보고,
듣고 싶어도 못 듣고,
그리워도 안부전화를 못할 때 후회 없도록
부지런히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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