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승이에게(53 삶의 주인)
잘 있지?
유치원도 잘 다니고?
보고 싶구나.
이 무더운 날에
승이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무더위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이럴 땐 물장난이 최고지.
곧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겠지만,
지금 당장은 너무나 덥구나.
함께 살지 않아
더욱 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승이에게는 승이 삶이 있고
이 할아버지는 이 할아버지의 삶이 있단다.
어쩌면 그게 삶의 이치(理致)일게다.
너는 우리 온 가족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란다.
나는 너를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무엇이고
가장 값어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단다.
너는 우리 모두에게
사랑을 일깨워주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고
느끼게 해 주었단다.
승이가 특별히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너는 너 대로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유치원에 잘 다니고
있을 뿐이지만 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너의 생활이요
너의 미래를 위한 준비니라.
너는 너의 삶을 살면 되는 거다.
때론 마음의 상처도 받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잘 견디고 참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도
배우고 경험하고 있겠지.
너의 장래를 위한 성장 과정이다.
승이 나름대로 괴로움도
힘든 일도 있을 게다.
내일의 아름다움을 위해
지금 어려움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 너는
호기심과 관심이 충만할 때다.
배우려 들고 참여하려 들고
해 보고 싶고
실망과 절망도 느끼며
수도 없는 실패도 경험하고 있다.
그게 너의 삶이다.
네 인생에 주인은 바로 너다.
아빠와 엄마도 대신 할 수가 없단다.
남들은 엄마와 떨어져 있기가 싫어서
유치원에 가기를 싫어한다는데,
너는 그런 말은 없구나.
대단하다.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너의 삶을 즐겁고 보람되게 보내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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