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하루의 시작과 끝은 걷기다.
아침에는 오늘 얼마큼 걸을까를 예측하고
저녁에는 오늘 얼마큼 걸었나를 계산한다.
많이 걸으려한다.
될수록 걷는다.
건강유지법에 가장
쉽고 간편하고 좋은 방법이다.
비가 오는 날은
Running Machine이다.
속이 좋지 않거나
술이 덜 깨었거나
과식을 했을 때
걷는 게 해법이다.
걸으면 피로도 회복되고
기분도 전환이 된다.
걷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동네와 동네를 잇는 둘레길이 있고,
냇가를 따라 조성한 산책길도 있고,
호수 주위를 돌아오는 공원길도 있다.
예전과 달리
빠른 속도로 걷는 것도
장시간 걷는 것도 힘들다.
실지로 힘든 건지,
힘들게 여겨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체력이 옛날 같지 않다.
그런 생각과 마음이 싫다.
늙었다는 느낌이다.
언제 내가 이렇게 됐나.
어쨌거나 오늘도 걷는다.
걷기에 목숨을 걸어 놓은 듯
걷는다.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마음 정리도 된다.
해야 할 일도 꾸미고
잘못된 일도 반성한다.
문득 내 나이가 벌써 칠십이 됐나,
그동안 난 어떻게 살아왔나,
삶을 뒤돌아본다.
내 인생을 성찰하는 기회다.
간혹 허황된 꿈을 꾸기도 하고
어린애 같은 망상도 한다.
실현 불가능한 즐거운 공상은
때때로 기분전환이 된다.
걸으며 생각하다보면
정리보다는 더욱 복잡해질 때도 있다.
부질없는 망상에 빠지면
벗어나기가 힘들 때도 있다.
선한 마음으로 되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다.
걸을까 말까 망설이다가도
걸어야 된다는 것 때문에 걷다보면
결국 걷기를 잘 했다고 스스로 만족해한다.
대부분 그렇다.
기분 좋은 피로가 되며
쓸데없는 잡생각들을 버리고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면서
삶의 활력이 생긴다.
단순해지고
순수해진다.
무엇보다 기분이 좋아진다.
걷기는 나를 행복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