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칠십년을 썼다.

Peter-C 2018. 11. 2. 07:36

칠십년을 썼다.

안경이 오래돼 낡아
바꾸고 싶었다.

안경알에 흠집이 생기고
안경테에는 떼가 꼈다.

아마 5년 이상 썼을 것이다.

오랜만에 안경을 바꾸려고
안과에 먼저 가서 검진을 했다.

의사께서 노안이 와서
이 안경은 맞지가 않는다며
시력검사를 다시 했다.

이어서 백내장이 조금 우려가 되니
예방차원으로 약물치료를 해 보잔다.
3 개월 동안 처방전이다.

심장(부정맥), 혈압, 혈전,
변비, 전립선, 치아
이젠 눈까지
종합병원이다.

누가 말했다.
칠십년을 썼으니
고장도 날만 하단다.

심장은 칠십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잠을 자는 동안에도 박동(搏動)을 했다.
숨쉬기 역시 잠시도 쉬지 못했을 것이다.

내 몸의 모든 장기(臟器)들은 쓸 만큼 썼다.
더 쓸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노화현상을 어찌 거역할 수가 있는가.
술, 담배, 과식, 피로 등
함부로 마구 사용한 적도 많다.

전에는 의사의 처방대로
약사가 주는 대로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먹으라는 대로 무턱대로 먹었다.

이제 약의 종류도 많고
같은 시간에 먹을 수도 있다.

지금 먹고 있는 약과
새로이 먹어야 하는 약을
약사에게 꼼꼼히 물어본다.

병에 대해서도
약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게 된다.
귀찮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똑똑한 척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먹어야 되나,
나아지나 더 악화될까,
염려와 걱정이 앞선다.

누가 또 말했다.
노환으로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고
약을 한 움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올 수가 있으니
조심하고 단단히 대비를 하란다.

가득이나 기력저하도
현저하게 느껴지는 판이다.

더 오래 살려고 안달을 하는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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