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아침에

Peter-C 2018. 11. 3. 08:00



가을아침에

이 대로면 좋겠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맑고 푸르고 높다.
깨끗하다.

나무들이 색칠을 했다.
빨갛고 노랗게,
푸름도 질세라 남아있다.

공기는 약간 차갑지만 싫진 않다.
나뭇잎을 보니 바람도 없다.
춥지도 않다.

높은 아파트들이
아침 햇살을 반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이다.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았다.
동쪽에서 서둘러 왔단다.

아름다운 아침이다.
잠에서 덜 깨듯
침묵이 흐른다.

새들은 늦잠을 자는 모양이다.
바삐굴 필요가 없다는 듯
이 대로 가만히 있는 게 좋겠단다.

햇살이 아침을 다독인다.
이른 것도 늦은 것도 아닌
그저 그냥 그런
가을아침이다.

깨어나지 말라고.
이 고요함이 좋다고.
시끄러운 건 싫다고.

세월을 재촉하지 말라고.
이 대로가 괜찮다.

춥지도
덥지도 않다.

미울 것도
미워 할 것도
싫은 것도
싫어 할 것도 없다.

이를 것도
늦을 것도 없이
지금이 그때다.

아름답고
느긋하며
평온하고
청순(淸純)한 가을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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