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군에 입대한다면서 집을 떠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구나.
이제 군인이지.
대학생은 대학생다워야 하고 비록 사병이지만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
군 복무 중일 때, 군인일 때 군인답지 못하면
제대 후 학생일 때에도 학생답지 못한 법이고
졸업 후 직장 생활할 때도 직장인답지 못한 법이다.
우리 모두가 대통령이 “정말 대통령답다” 하면
국민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군에서도 지휘관은 지휘관답게 참모들은 참모답게
사병들은 사병다워야 그 군대는 서로서로를 믿고 따르고 해서
훌륭한 부대, 전통 있는 군대가 되는 법이다.
우리 사회, 우리 나라는 현재 자기 본분, 자기 할 일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탓만 하고들 있지.
노조는 회사 임원들을 신뢰하지 않고
회사 사장은 직원들을 믿지 못하고 해서
시끄럽게 쟁의를 벌여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그 회사의 앞날이 걱정되며
나라 전체적으로는 경제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보게 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제각기 자기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자기가 현재 처해 있는 직분을 다할 때,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 희망이 보이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정치가는 정치가답게,
기업가는 기업가답게 제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사장이 사장답지 못하고, 공직자가 공직자답지 못할 때,
그 사회는 불안과 불만과 불신과 갈등으로 점철되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국방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금의 너는
먼 훗날 누구에게나 “나는 진정한 군인이었다”고
그리고 자신 있고 떳떳하게 “나는 자랑스러운 백골부대 장병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아빠는 내 아들이 그러리라 굳게 믿고 있단다.
아빠가.
<2003.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