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여행 Epilogue
백마 동기생 10부부 20명이서
1박2일 여수남해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짧지도 길지도 않는 시간동안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누고,
함께 구경하고, 같이 공감하며,
걸으며, 돌아보며 지내는 가운데,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있었다.
눈으로, 말로, 몸짓으로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가슴으로도 주고받았다.
서로서로 다름도
서로서로 같음도 느끼면서
결국 그렇게 커왔고
생각도 그렇게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같이 자라오면서 어려움도, 오해도,
서운함도, 마음의 상처도 있었을 것이다.
믿음과 우정으로 그 두려움을 극복했다.
우리들의 삶을 단순하게
단 몇 줄의 글로,
말로 요약될 수는 없다.
마음의 눈으로 보이는 것들도 많다.
함께 있어왔고
함께 있기에 의미가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제야 깨달았다.
여행 중에 뜻밖에 소중한 발견도 있어
나를 특별하게 만든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오며
주방에다 대고 인사와 덕담을 던진다.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주방 아주머니는 이 한 마디에
아마도 피로가 싹 풀릴 것이다.
본인은 여유롭고 멋진 사람이 된 것이다.
누구는
그리운 것들,
잃어버린 것들,
다시 되찾을 수 없는 것들이
예전보다도 더 점점 많아지고 있기에
또 10년 후에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머릿속을 정리하여 책을 펴내기로 했단다.
뭔가 남기고 싶어단다.
하루 빨리 그의 삶의 지혜를 읽고 싶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그의 영혼이 아름답다.
그는 작은 체구에 비해
용기와 배짱이 남다르고
강단(剛斷)이 있다.
투박한 경상도 말투와는 달리
독서광이라서 그런지 지혜와 지식,
논리가 정연한 구석이 있다.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일시적 호감이나 상대방의 매력보다는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축복을 느끼는 것이다.
동기생들과 단체여행은
삶의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있을 때에 할 것으로
미루다가는 기회를 놓친다.
다녀오니 참 좋았다.
다녀오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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