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점?
위관장교시절, 부산에서 근무할 때에
1년 선배가 전입을 왔다.
장교숙소에서 졸업 후 처음 만난 자리였다.
선배가 먼저 자기 고향부터 어렸을 적 이야기,
임관 후 어느 부대에서 어떻게 근무를 잘했고,
어느 선배로부터 무슨 좋은 점을 배웠고,
어느 선배로부터 어떤 나쁜 점을 발견했다는 등
장황하게 설명을 하더니만
나를 보고 “자넨 어떻게 지내왔나?”며
나의 소개를 느닷없이 주문을 했다.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을 했지만
평소에 나의 소개를
준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얻었다.
생각보다 그리 잘 되진 않았다.
지금 생각을 다시 해보면
그 선배는 참 야무지고 훌륭한 선배였다.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안대근 에세이> 책에서
너의 장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나는 바르고 성실한 사람이야.
구겨진 마음을 펼 줄 아는 사람이야.
접힌 마음의 자국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야.
그 자국들마저 기분 좋은 웃음으로 잇는 사람이야.”
라고 자신 있게 거침없이 단숨에
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누가 나에게 나의 장점을 갑자기 묻는다면?
지금 미리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구체적으로 자랑을 할 만한 것이 없다.
실천보다는 늘 생각뿐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닮고 싶은 것은 많다.
방금 밥솥에서 퍼 올린
하얀 쌀밥처럼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사람.
자기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겸손하고 예의바른 사람.
티 안 나게 다정한 말씨와 맘씨.
길거리에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사람은
늘 열심히 사는 모습이다.
불안한 마음과
쫓기는 듯 조급한 태도보다는
늘 준비된 자세로 여유롭고 너그러운 언행.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슬기롭게 넘기는 기지(機智).
말로 표현은 느리지만
거짓됨이 없이 차근차근한 사람.
시비를 덮어버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꿔버리는 말재주.
친절하고 다정하게 웃어주지만
마음이 없으면
상처를 받기 쉽다.
진심을 다해 대해주는 사람.
진실하고 진솔하게
정성과 마음이 담긴 상냥함 등
닮고 싶은 것투성이다.
그만큼 내가 부족한 점이 많다.
이제와 고치려하나
버릇과 습관이 되었으니 어쩐다.
자랑거리가 없으니
쓸데없는 넋두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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