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연
나는 매일 저녁 무렵
혼자서 호수공원에서
연을 날린다.
불안한 생각, 갑갑한 마음,
지루한 기분, 우울한 느낌,
그것들을 날린다.
COVID19사태도
입법, 사법, 행정 삼권을
모두 장악한 이 정권의 이 세상도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부정선거라며 연일 “블랙시위”라는데,
보도하는 언론이 없다.
언론도 선거도
민주주의도 죽었단다.
나라걱정?
걱정해서 해결된다면야 얼마든지 한다.
내가 걱정해서 될 일인가.
그렇다고 나라걱정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모른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라걱정은 곧 불안감이다.
세상을 생각하면
짜증이 나고
분노가 치민다.
Corona처럼 다른 이에게 전염된다.
마음을 다스리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기려 하기보다 잘 다독여야한다.
무기와 기술이 필요하다.
오후에 호수에 나와 연을 날리며
그것을 찾는다.
호수의 물은 고요하다.
건너편 아파트와 산과 하늘이
물위에 떠 있다.
연을 보다가
물을 보다가
하늘을 보다가
먼 산과 가까운 산을 본다.
내 머릿속의 생각들은 복잡하다.
가만히 있질 못하고
바람을 타고 있는 연처럼
요동친다.
나만의 세계로 날아간다.
관심과 생각을 연에 싣는다.
생각과 마음이
하늘처럼 넓고
호수처럼 깊게
출발했다가 돌아온다.
지나간 시간, 현재의 시간 속에 녹아있는
내 모습, 내 생각, 내 감정이 숨어 있다.
연은 나를 찾아 날고 있다.
지나가는 산책객이
내 연을 드디어 찾았다는 듯
“아~ 저기 있네!”
그 말에 놀라 어쩔 수 없이
땅바닥을 딛고 있는 나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