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과 내 마음
점심 후에 창밖을 유심히 내다본다.
바람이 있는가, 없는가,
어느 방향으로 부는가,
센가, 약한가,
연을 날리려 갈까, 말까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요즘은 대개 산들바람이다.
나뭇가지 끝에서 살랑살랑 댄다.
쉽게도 잘 흔들리는 내 마음과도 같다.
세차지도 않고, 고요하지도 않다.
안정된 기분도 아니면서
은근히 심란하고 심기가 불편하다.
마음에도 없는 말이
대책도 생각도 없이 내뱉어진다.
그리곤 아차 싶어 후회를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마음과 다르게
말이 이상하게 뱉어진 것이다.
내가 내 마음도 모르는데,
내가 네 마음을 어찌 알겠는가?
내 마음을 어찌 다스려야할지
갈피를 못 잡을 때가 흔히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얼굴표정은 그게 아니다.
짜증을 내고,
싫증을 부리고,
언성이 높아지고,
신경질이 난다.
평소에 착했던 마음은 오간데 없다.
고운 마음이 언제 있었느냐 싶다.
착했다가 나빴다가
부풀어 올랐다가 쪼그라들었다가
갈피를 못 잡는다.
심기가 편할 날이 없다.
따분한 날의 오후다.
불만과 불평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러 찾지 않아도
핸드폰만 열면 쏟아진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받쳐주질 못한다.
마음은 옳고 그름을
쉽게 담아도
말과 행동은 엉뚱하다.
몸과 마음이 늙는 속도가
다른 모양이다.
마음을 다잡기란
진정시켜서 바로 잡는 일인데,
쉬운 일은 아니다.
가을바람이 단풍잎을
살랑살랑 달래듯
마음을 잘 다독여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