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세월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을 때
“세월 참 빠르지.”로 시작한다.
어떻게 빠른지 설명은 안 된다.
그냥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뒤돌아보니 금방이다.
엊그제 같다.
되돌릴 수 없음이 안타깝고,
아쉬움만 가득하다.
흘러간 삶이 후회스럽고,
지나 간 세월들이 아까워서,
빠르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열심히 살지 못해서
덧없다고 느껴지리라.
해놓은 것,
이뤄 놓은 것 없으니
허망함을 느끼는 것이리라.
이탓저탓하다가
마땅한 핑계거리가 없으니
세월 탓이다.
뭔가를 하려고 했는데
세월이 너무 빨라서 못했다는 거다.
과연 부질없는 삶을 살아왔나?
그냥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리라.
짧은 인생이라지만
아끼고 아끼는 삶이었나?
그냥 덧없이 흘러갔다.
그렇다고 잘 놀았냐하면
그도 아니다.
제대로 놀았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쫓기듯 살아왔다.
즐거웠었던 추억도,
행복했었던 기억도 별로다.
그냥 그렇게 보낸 것이다.
그저 살아진 세월들이다.
부질없는 짓도 많이 했다.
아무리 가치가 없는 짓이라도
목숨이라도 걸고
열심히 정성껏 최선을 다 했으면
그래도 후회는 덜 할 텐데.
이도저도 아닌 세월을 보냈으니
허망한 것이다.
뭘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없다.
정말 함부로 살아온 옛날인가?
너무 폄하를 해도 억울하다.
한가롭게 산 삶은 아니다.
바쁘게 살아왔을 뿐이다.
지나간 세월들이 빠르게 지나쳐서
인생살이가 짧아 보인다.
그렇게 느껴진다는 건
그렇게 헛되이 살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앞으로도
빠른 세월,
짧은 세월일 것이다.
또 후회하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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