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한(小寒) 단상(斷想)

Peter-C 2021. 1. 6. 08:05

소한(小寒) 단상(斷想)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소한(小寒)이다.

우리나라는 소한을 전후해서 가장 춥단다.

 

골방에서 글을 읽던 선비가

“네 놈의 추위 오뉴월에 보자.”며

추위를 견뎌냈다는 옛날이야기가 생각난다.

 

추위도, Corona도 움츠리게 만든다.

마음까지 무겁다.

 

앙상한 가지를 내놓고 있는 나무들도

그렇게 버티고 서 있다.

조금도 흔들림이 없으니

바람도 없다.

겨울바람은 차가운데

잠들고 있으니 다행이다.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지저귀던 새들도 조용하다.

어느 양지 바른 곳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가 보다.

 

고고한 소나무는

추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다.

추운데도 참고 있는 듯하다.

 

양지바른 언덕 귀퉁이에

고양이가 배고픔을 참으며

졸음을 쫒고 있다.

힘겨워 보여 안쓰럽다.

 

멀리 보이는 높은 빌딩도

괜찮다는 듯 보이지만

햇볕을 반기는 눈치다.

 

사거리 모퉁이 빵집도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하늘은 높지도 낮지도 않고,

청명하지도 찌푸리지도 않았다.

음산한 느낌이다.

 

사방이 고요하다.

언뜻 보기엔

그렇게 추워보이질 않는다.

매섭거나 무섭지 않고 담담하다.

 

개를 끌고 나온 산책객의 옷이

무겁게 느껴진다.

옷을 단단히 여민 솜씨다.

 

밤이 가장 길었던 동지(冬至)가 지나갔으니

서서히 낮의 길이가 길어질 것이다.

 

해가 짧으면 하루가 짧다.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게

왠지 서운하다.

 

이번 한 달만 추위를 견뎌내면

별수 없이 따뜻한 봄바람이 불겠지.

 

겨울이 빨리 지나가는 것도,

봄이 천천히 오는 것도,

달갑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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