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유월의 오후

Peter-C 2021. 6. 3. 07:30

유월의 오후

 

Corona Vaccine 접종을 어제 했다.

걱정스러운 소문과는 달리

지금까지는 아무렇지도 않다.

 

약간은 피곤한 듯하고,

약간은 머리가 아픈 듯도 하며,

약간 어지러운 듯도 하다.

 

그러나 그런 증상은

평소에도 늘 있었다가 없어지곤 했었다.

늙었음이다.

 

오늘 내일은 푹 쉬라고 성화다.

사실 매일 매일 푹 쉬고 있다.

가만히 방안에만 있자니

답답할 뿐이다.

 

겉으론 여유롭게 보이지만

속으로 무엇에 쫓기는 듯 조급하다.

할 일 없이 마음만 바쁘다.

 

바깥 날씨는 좋다.

맑고 밝은 날이다.

맘껏 쏘다니고 싶다.

여행도 그립다.

 

평소에는 슬쩍 보고만 지나다녔던

아파트 담벼락에 줄이어 핀

덩굴장미들을 다시 보고 싶다.

 

꽃들은 계절을 잘도 맞춘다.

사람들이 기다리며 반긴다는 걸 아는 듯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핀다.

 

정열을 참을 수가 없다는 듯

빛깔도 붉다.

따가운 햇볕처럼

열기가 뜨겁다.

역시 유월의 장미다.

 

숲속의 그늘은 얼마나 시원한가.

생각만으로도 좋다.

그리움을 찾는 새소리는

얼마나 듣기 좋은가.

 

유월은 현충일이 있는 보훈의 달이다.

6.25 한국전쟁의 비극을 기억한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못마땅해 죽겠다.

 

통탄과 비탄의 고통도,

슬픔과 그리움의 아픔도 있는 달이다.

요즘은 역사를 왜곡해, 분노가 더해진다.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뜬금없이 외로움과 그리움에 젖는다.

 

겉으론 한가한데,

속마음은 복잡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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