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은 잘못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아름답다.
나무, 건물, 새소리,
서둘러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코끝에 오는 아침 냄새,
모두가 정겹다.
나를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순간의 행복감이다.
전에는 몰랐었던 경험이다.
별거 아닌듯하지만
감회가 새롭고 남다르게 느껴진다.
뜬금없이 고마운 생각이 든다.
이 세상 모든 사물은
존재의미가 있단다.
새삼스럽게 느끼는 감정이다.
자연이 만들었건,
스스로 생겨났건,
그만의 존재 이유가 있단다.
하물며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 아침에 불현듯 그동안
앞뒤 생각 없이 가벼이 처신한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두려워진다.
고마움을 모르고 지나친 일,
친절과 호의를 무의식중에 무시한 일,
은혜를 가벼이 여긴 일 등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체신 없이 가볍게 저지른 말실수,
내 잘못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남의 잘못만 탓한 적도 많았을 것이다.
상대방의 사정을 모른 체,
내 욕심만 내세우거나 주장도 했을 것이다.
내 기분만 생각하는 오만과 무례,
아무렇지 않게 남을 무시하는 태도,
잘난 체, 아는 체, 있는 체,
얄밉고 밉살스러운 짓,
까칠하고 쌀쌀한 언행,
당한 사람들이 어찌 모르겠는가.
나는 모르고 있지만, 당사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려가 깊지 못했던
숱한 나의 잘못과 실수들이
남이 알까 부끄러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