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어떤 인연

Peter-C 2022. 10. 28. 06:53

어떤 인연

 

세류동 주민센터에

Drum을 배우러 다닐 때 일이다.

 

어느 날 내 또래의 노신사가

Drum을 배우겠다고 교실에 들어섰다.

 

겉으론 환영인사를 건넸지만

속으론 얼마나 오래 할 것인가 짐작한다.

 

비슷한 노년층이라 내 딴엔

최선을 다해 안내와 조언을 했다.

 

며칠 후, 그는 내가 고마웠던지

식사를 하자며 나를 음식점으로 끌고 갔다.

얼마 후, 나 또한 그에게 답례를 했다.

 

딱 두 번 식사자리를 한 후,

그는 Drum교실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편지를 내게 보내오고 있다.

 

모른 척 무시할 수 없질 않은가.

그 성의가 고마워

나는 꼭 감사합니다.”라며 응답한다.

 

그와는 성함과 전화번호만 알지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고향이 어딘지,

 

아무것도 묻지도 않아,

아는 게 없다.

그도 나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한 적이 없다.

 

이제는 얼굴마저 가물가물하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알아볼 수나 있을지?

 

보내오는 전화문자 내용도

흔히들 주고받는 그림과 좋은 글뿐이다.

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 주고

좋은 하루가 되기를 빌어준다.

 

그때 Drum교실의 회장, 강사와는

가끔 전화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그에겐 오직 아침편지뿐이다.

 

Corona시대를 어떻게 보내느냐고

안부라도 전해야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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