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날에
양력 섣달그믐이다.
1년이 순식간이다.
내일 2023년으로 바뀐다.
내겐 아무런 변화도 흔적도 없다.
한 해를 뒤돌아보고
뭔가를 결심해야하는
은근한 부담만 있다.
잘잘못을 따져
앞으로의 삶에 반영을 해야 하고
새해부턴 생애 도약을 위한
뭔가를 다짐해야 하는 것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나이를 먹는 만큼
성숙하고 노숙해야 되는 게 아닌가.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다.
지금도 같은 심정이지만
조마조마했었고, 간신히 안심한 해였다.
몹쓸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들 때문에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다.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글, 좋은 책도 많이 읽었고,
좋은 사람들, 좋은 일도 많았다.
지나온 매순간, 최선을 다하진 못했고,
이렇다 할 삶의 희열과 고통은 없었지만,
최소 무위도식(無爲徒食)만은 아니었다.
솔직히 내가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
내 생각과 행동이 똑바른가?
누구에게 물어 볼 수도 없는 일,
생각날 때마다 스스로 묻는다.
흘러가는 시간, 세월을 넋 놓고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나 싶다.
금년과 마찬가지 새해에도 역시
용기와 권태,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이 반복될 것이다.
불안과 걱정은 내가 지칠 때까지
끈질기게 달라붙을 것이다.
그게 삶이다.
금년 한 해
잘도 버텨왔다,
내년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