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반가운 봄비다.
온 세상을 골고루 적셨다.
하늘은 흐릿흐릿하지만
마음은 가볍다.
봄비는
소생(蘇生)을 독촉하듯
겨울잠을 깨운다.
봄 색으로 가라 입혔다.
겨울 색을 훅 보내버렸다.
언제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나무숲은 파릇파릇 생기가 돋는다.
어렴풋한 연초록이다.
연초록은 평온함이다.
창가의 물방울들이 인사를 한다.
잿빛 하늘도 싫진 않다.
메마른 오솔길은 촉촉해졌고,
축축해진 잔디밭은 생기가 돈다.
생명수가 뿌려진 덕분이다.
추운 고통도,
아픈 추억도,
봄비 속에 묻혔다.
땅속 깊이 잦아들었다.
봄비는
거룩한 은총이요,
신비한 기적이다.
봄비는
어머니의 가슴이요,
아버지의 마음이다.
봄비는
내 마음을
들뜨고 설레게 하면서도
차분하게 만든다.
봄소식은 희소식이며,
봄날은 희망이다.
봄맞이 가곡이
한층 아름답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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