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날에
11월은
詩와 노래의 10월과
연말로 들뜬 12월사이로
존재감이 엷은 달이다.
시월에 어느 멋진 날은 지나갔다.
나는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지나고 보니 시월은
초가을의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호수도, 정원도, 가로수도
나뭇잎이 아직은 매달려있어
정겨운 모습이었다.
가을노래에도 귀가 솔깃하다.
벌써 일 년이 다 간 듯
다급해진다.
조급해 할 이유가 뭔가?
괜한 조바심이다.
쓸데없는 짓이다.
이제 11월이다.
아쉬움, 섭섭함이 있는
그렇고 그런 달이다.
뭔지 모르게 그리워지고,
괜히 스산해지는 달이다.
금년 11월은
각별히 관심을 끄는 일이 있다.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온갖 범죄를 꾸민,
대국민 사기꾼을
단죄하는 달이란다.
법치가 살아 있느냐,
나라가 살아 있느냐,
상식이 살아 있느냐,
정의가 살아 있느냐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의 11월이다.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과 구름,
산천경개(山川景槪)는
아름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