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움
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서울 촌놈이다.
촌사람은
순진하고 순박한 구석이 있다.
세련되지 못하고 어수룩하다.
약삭빠르지 못하다.
세상물정을 잘 모른다.
사람들이 많으면 어리벙벙하다.
누가 내게 따져들면 절절맨다.
상대방이 강력하게 나오면
어쩔 줄을 모른다.
피하거나 줄행랑이다.
대들지 못한다.
촌사람이라며 얕잡아보는 것 같지만,
촌사람이라면 어른스러움도 있다.
촌사람이라며
무시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촌스럽다는 말에는
양반의 기풍이 녹아있다.
함부로 할 수 없는
인품이 서려져 있고,
전통과 철학이 담겨있으며,
신념과 고집이 있어 보인다.
범상치 않은 기운과
노련미가 엿보인다.
논과 밭의 들판에서,
냇가와 산이 어우러진 곳에서,
자연의 섭리를 터득한 듯
기품이 몸에 배어있다.
언행이 넉넉하고 여유롭다.
예의범절을 무겁게 여긴다.
요즘은 전국이 도시화되어
촌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어른스러운 촌사람이 그리워
한번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