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풀과 나무

Peter-C 2025. 5. 12. 06:55

풀과 나무

 

이른 봄, 얼었던 땅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새싹을 보고 감탄한다.

 

새싹을 보면 신기할 뿐

나무인지, 풀인지 분간이 안 된다.

 

나무인지 풀인지 알면

슬플까, 기쁠까?

 

어떤 싹은 꽃을 피울 것이며

어떤 싹은 수년간을 커서 노거수가 된다.

 

지금은 비슷한 연초록 새싹이다.

자기가 무슨 새싹인지 알까?

자기가 어떻게 커갈지 알까?

 

어떤 꽃을 피울지,

어떤 열매를 맺을지,

어떤 고난이 닥칠지,

어떤 행운이 올지 모른다.

 

비바람이 불고,

가뭄이 닥칠지도,

병충해가 몰려오고,

못된 생명들의 해코지를 알겠는가?

 

알 턱이 있겠나.

봄은 출발이다.

아직은 어려서 모른다.

 

알기보다는 모르면서 커가지 않겠나.

미리 알면 재미가 없다.

알아가는 성숙함이다.

 

비슷하게 출발하지만

자라면서 달라진다.

 

무엇이 될지 꿈을 꾸며

힘쓰며 견디며 자란다.

 

자기의 존재 이유도,

자기의 사명감도,

자기의 삶의 가치와 보람도,

스스로 찾아 키운다.

하느님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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