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싫음의 표현
“좋다, 나쁘다,”
“좋아한다, 싫어한다,”
나는 이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에
아주 서투르다.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까봐,
무례하게 보일까봐,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주장이 또렷해서
개성이 강하다는 칭찬인지
까다롭다는 흉인지 모르겠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며
대충 넘어간다.
꼭 집어 말하지 않고 얼버무리면
너그럽고 부드러운 마음씨처럼 여겨서 그런가?
오히려 우유부단(優柔不斷)한 인물로 보이지 않을까.
사실 어떤 것은 좋고 싫음이 분명하지만
어떤 것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좋고 싫음이 꼭 분명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어느 색이 좋으냐?
어느 계절이 좋으냐?
다 좋다 하면
무미건조(無味乾燥)한 사람일까.
꼭 좋아하는 한 가지가 있어야 하나?
김치찌개, 매운탕, 비빔밥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음식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투정 없이 다 잘 먹는다.
중식, 한식, 일식을 고를 때나
음식점에서 Menu를 선택할 때나
“아무거나.”라고 말하기도 싫고,
나만 독특하게 택하는 것도 싫어서
대충 어울려서 대세를 따른다.
명확하게 의사표시를 하면
눈치가 없다거나,
여유가 없고 박정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이 오히려 편할 것이다.
알면서도 그렇게 못한다.
머뭇머뭇한다.
그런 것도 양보인가?
요즘 아이들은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다.
그렇게 자라고 키워지고 있다.
거리낌이 없다.
거침이 없다.
두려움이 없다.
예의가 부족한 것처럼 보이나
그러려니 한다.
버릇이 되면 서로가 편하다.
“유별나다.”
“튄다.”
해도 부끄러움이 아니다.
개성시대란다.
이제 나이가 있어
웬만한 자리에서는 윗자리 차지가 많다.
명확치 않으면
눈치를 보거나
부담을 주거나
힘들어 할 수도 있으니
좋고 싫음에 대한 의사표현이
분명하게 해야 여러 사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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