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년을 썼다.
눈, 코, 입, 귀,
팔, 다리를 비롯해
뼈와 피,
오장육부(五臟六腑)까지
칠십년을 썼으니
고장이 날만도 하다.
기쁜 소식과
좋은 음악을 듣고,
아름다운 계절 변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반가운 친구들과 말을 주고받으니
모두 다 건강한 이들 덕분이다.
심장과 맥박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숨을 쉬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씹는 치아(齒牙)는
하나 둘씩 바꾸기도 했다.
함부로 사용했나보다.
가끔 조금만 무리를 하면
영락없이 고장 신고가 들어오는
허리가 있다.
허리가 아프면
꼼짝달싹 못한다.
취침자세가 약간만 불량해도
목이 뻐근하다.
손가락 끝이나
발가락 끝이 아파도
온 몸이 아픈 듯하다.
잘못해서
이곳저곳 다치기도 했다.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다.
아프면 병원이나 한의원으로 달려간다.
다행히 큰 탈 없이 곧 회복이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고맙고 신비로운 신체다.
자생력도 면역력도 신기롭다.
대형 사고가 없었던 것이
기적인가, 행운인가.
큰 병이라도 조기발견이면
의술(醫術)의 발달로
쉽게 고칠 수가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그런지
병원마다 사람들이 늘 만원이다.
조금만 이상해도 달려간다.
거리마다 병원들이 즐비하다.
아파봐야
신체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숨구멍, 땀구멍 하나하나까지
중요하지 않은 신체부위는
한군데도 없다.
조상들은 효(孝)의 근본이라며
신체발부는 수지부모
(身體髮膚受之父母)라 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함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내 몸은 내가 관리하고 살려야한다.
건강하지 못하면
그건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