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이 다 가기 전에
2018년 정월초하루에
Y2K 대사건의 해 2000년이 엊그제였는데
벌써 18년이 흘렀다며
빠른 세월에 경악했었다.
그랬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4월이다.
벌써 새봄의 새싹이 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초록으로
온 세상이 뒤덮었다.
내리막길을 내달리듯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다.
4월도 다 가고 있다.
4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더구나 감기로 보름이상을
정신없이 지내고 보니
크게 손해를 본 느낌이다.
날씨마저 더웠다 싸늘했다 변덕스럽다.
겨울옷을 입을까, 여름옷을 입을까
가름하기가 힘들다.
겨울, 봄, 여름이 뒤섞였다.
봄비도 와 주었다.
덕분에 냇물도 맑아
보는 눈이 즐겁다.
빨강, 노랑, 하얀 꽃들이
자랑이나 하듯 곳곳에 피어났다.
나뭇가지 끝마다 연초록을 경쟁을 한다.
어김없는 자연의 섭리에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신비스럽다.
이런 계절엔 찻잔을 앞에 놓고
시와 음악에 젖어봄직하다.
벚꽃이 금방 시들듯
연초록도 곧 초록으로 짙어질 것이다.
연초록이 가기 전에 제대로 익혀둬야겠다.
연초록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평화롭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가지 끝에 달린 새싹에
가냘프게 흔들리는 연초록이 애처롭다.
누구를 기다리는 듯도 하다.
세상에 나왔다고 인사를 한다.
지나가던 새가 잠시 멈춰
답례를 하고 날아간다.
발아래 냇물은 차가운 소리를 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래로 도망가듯 간다.
예전에 이런 감동을 겪어 본 적이 있었나?
시간에 쫓기여 달리기 급급했었다.
눈에 들어 올 리가 없었다.
뒤늦게나마 즐겨보자.
곧 더워지고
햇볕에 쫓기어
그늘만 찾게 될 것이다.
이 봄이 다가기 전에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여유롭게
봄의 연초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용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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