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급히 먹는다.
밥을 너무 급히 먹는다.
나는 아니라 하지만
남이 보기엔 허겁지겁 먹는 모양이다.
맛을 즐길 줄을 모른다.
단지 배고픔을 떨쳐내는 작업이다.
먹는 즐거움보다는
많이 먹고자 하는 식탐(食貪)이다.
어렸을 적에 형제들이 많아
서로 경쟁적으로 먹어서인가.
군대 생활에서 얻은 식습관인가.
식사에 전념하지 못한다.
식사 후에 일에 채근이다.
여유가 없다.
먹는 일도 “빨리 빨리”다.
“빨리 빨리”는 우리 국민성의 상징이다.
산업화, 경제발전의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덕분에 뭘 하든 서두르는 버릇이 생겼다.
밥 먹을 시간도 아까운 것이다.
일을 하기위해 밥을 먹는 것이다.
먹는 즐거움쯤은 사치로 여겼다.
먹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는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가.
정작 먹는 일을 가볍게 해 치운다.
급히 먹으면 소화에도 좋지 않다.
음식 맛을 음미(吟味)할 줄도 모른다.
거리마다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름난 유원지는 먹고 마시는 장소다.
못 먹어서 한이 맺힌 민족인가.
이젠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 때문에 살을 뺀다고 난리다.
거리에서 어린학생들 중에 뚱보들을
흔히 만난다.
개중에는 여학생들도 많다.
안쓰럽기 짝이 없다.
원인이 급히 먹는다는 데 있단다.
급히 먹으니 포만감을 못 느껴
과식을 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오래 씹으며
음식도 감상하고
맛도 보며
먹는 즐거움을 즐겨야한다.
우리말에 맛을 표현하는 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다.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새콤하다. 새콤달콤하다. 달달하다.
시큼하다. 시큼털털하다
씁쓸하다, 쌉쌀하다. 쌉싸래하다.
깊은 맛, 얕은 맛, 매운 맛, 싱거운 맛.
음식마다 어떤 맛인지 음미하면서 먹는다면
급히 먹는 습관이 줄어들 것이다.
늦었지만, 여유롭고 화목하며 행복한
식탁문화를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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