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초하루
오월 초하루,
좋은 시절의 시작이다.
계절의 여왕이란다.
벌써 오월인가,
그래도
기다렸다는 듯 반갑다.
춥지도 덥지도 않다.
눈도 즐겁다.
연초록 나뭇잎도
길가에 들꽃도 예쁘다.
창밖에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멀고 가까운 건물들도
모두 나를 반기는 듯하다.
눈에 들어오는 꽃밭이 아름답다.
행복감이 몰려온다.
새소리도 오늘따라
아름답게 들린다.
바람이 나뭇잎들을
살살 어루만지나보다.
날이 좋으니
평일 아침미사에
참석하고 싶어졌다.
날이 좋으니
성당까지 자전거로
마음과 기분도 함께 달린다.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싶고
무엇이든 활동을 해야 할
의무감이 앞선다.
가만히 계절만 즐길 수만은 없다.
못 다한 숙제가 있지 싶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도 찾아야하고
잊고 있었던 은인도 찾아봐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신세도 갚고 싶다.
날이 좋으니
이래저래 부지런해진다.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스럽다.
보이는 사람마다 미소가 보인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게으름도 싫다.
날이 너무 좋다.
열심히
성실하게
오월을 맞이하련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오월이다.
가고 싶은 곳이 있고
갈 수 있는 다리가 튼튼하고
먹고 싶은 것들이 있고
먹어도 배탈이 없으니
행복이 따로 없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이 계절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