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과 동조
백마동기모임이 홀수 월마다 있다.
이번 달은 금주 금요일이다.
나의 각가지 모임 중에
가장 오래됐고,
가장 많이 해 왔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모임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내겐 중요한 모임이다.
나이가 들면서도
끝까지 챙겨야 할 모임이다.
동기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때론 섭섭하게도
그렇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다.
모임을 주선하고 주관하는
봉사자 입장에선,
모임에 마지못해 참석하는 반응도,
기다려지는 모임으로
적극적 관심도 느껴진다.
모임에 크게 협조하는 듯,
인심께나 쓰듯 참석하는 것과
바쁜 몸이라 비싸게 구는 느낌을 주며
억지로 참석 또는 불참하는 태도는
서운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물론 모임이 보람이나 가치가 있고,
뜻 깊은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모임이 그저 밥 한 끼 먹으며
얼굴이나 보고
이런저런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당연히 모임에 적극적인 동기들이 좋다.
나의 일처럼 능동적일 때 동기애를 느낀다.
능동적이냐, 피동적이냐,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
평가를 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솔직히 느낌은 온다.
모임의 생기와 활성화는
회원들의 장단과 동조에 달려있다.
회장단은 이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장단을 잘 맞추어 주고
적극 동조하는 언행에서
삶의 의욕까지 생긴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지금까지 장단과 동조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했지만
“중국 고사(故事)”에서는 다르게 여긴다.
“장단을 맞추는 것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비유컨대 국물과 같습니다.
고기, 양념, 소금 등을 넣어 끓여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는 맛을 내는 것이지요.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의 긍정을 완전한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거꾸로 전하가 부정하는 것 속에 긍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를 옳지 않은 부정에서 구하는 것이 조화입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전하가
긍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부정하는 것을 부정하니
그것은 동조하는 것이지 조화가 아닙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동조하는 사람을 곁에 가까이 둡니다.
자신의 의견에 무조건 찬성하는 사람,
자신의 행동을 무조건 칭찬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만족해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달콤한 말만 속삭이는 자와 함께하다 보면
흐르는 강물이 고이게 되면 그만 썩게 되는 것처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가 사라지게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동조하는 이가 아니라 조화로운 이를 곁에 두십시오.
옳은 것은 옳다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자를 곁에 둘 때
지혜로운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꽤나 참고할만한 내용이다.
“군자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는 않고,
소인은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는 못한다.”
공자의 말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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