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나무
나무는 말없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면
내게 무슨 말을 하는 듯하다.
나뭇잎 색깔로도,
바람에 날리는 낙엽으로도
뭔가를 전하려는 듯하다.
때로는 싱싱하고 싱그러운 느낌,
때로는 힘찬 모습,
때로는 쓸쓸하고 외로운 기분,
그때그때 다르다.
누구는 나무에게 배운다고 했다.
누구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했다.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듯이
나무에 옹이가 있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옹이는 견디어내는 힘의 상징이란다.
나무들을 쳐다보면
사람들처럼 똑같은 나무가 없다.
나무마다 다 다르다.
나무마다 용도가 각각 있다.
열매를 주기도 하고,
화려한 꽃 잔치도 한다.
땔감도 되기고,
목재도 되기도 한다.
나무의 성깔대로 이용되고 활용된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나무들의
성깔을 꿰뚫어 보고
그것에 맞게 사용한다.
그것은 기술이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조상들의 지혜다.
목수는 나무의 결을 잘 안다.
좋은 목수의 자질이다.
어떻게 요리를 할지
잘 알아챈다.
나무를 알아보듯,
사람을 한 눈에
알아 볼 수가 있다면
좋은 선생님,
좋은 부모,
좋은 친구가 될 수가 있단다.
알아본다는 것은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좋은 목수가 나무를 통해 배우듯
자기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창밖의 나무들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히려 나를 쳐다보고 있다.
겨울채비를 하느라
여유가 없어 보인다.
내게도 겨울나기 준비를 일러준다.
가을은
쓸데없는 생각,
쓸모없는 고민,
두서없는 잡념이 많아
갈피를 못 잡는 계절이다.
나무도 그럴까.
내가 그러니
그렇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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