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생명이다.
“숟가락을 내려놨다.”
“곡기(穀氣)를 끊었다.”
세상을 하직했다는 말이다.
연세 많은 어른에게
“식사 잘 하시죠?”하고 인사를 하면,
“입맛은 살아있어.”라고 답하신다.
입맛이 좋고
소화도 잘 되면
건강한 것이다.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먹는 즐거움이 최고야!
사랑과 정성으로 밥을 차리고
식구가 둘러 앉아
즐겁게 식사를 한다면
행복이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이 꿀맛이고
부엌에서 들려오는 엄마 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그리움이다.
밥상을 차리기 위해
재료를 다듬고, 섞고,
불의 온도를 맞추고,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랑도 함께 익어간다.
요리를 하는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아주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밥상에 함께 앉아
사랑을 배우고 익히며
밝고 맑은 심성이 형성되고
바람직한 인격이 자리를 잡는다.
가끔 내가 비빔밥을 만들어
식구들이 맛있다며
미소를 지으면
함께 먹는 모습에서
행복감이 온다.
맛난 음식을 먹을 때
같이 먹고 싶은 마음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사랑이다.
“눈에 밟힌다.”고 표현한다.
내가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은
“먹으로 간다.”는 뜻이다.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유대감, 친밀감, 연대감, 소속감을
다지는 사회활동이며
살아있음의 과시다.
먹고 마시고 떠들고 웃고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함께 식사를 한다고 해서
“식구”라는 “가족”이다.
사랑과 생각과 문화를 함께하는
모임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함께 밥을 먹으니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