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각별한 Schedule이 없는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이 어둡다.
비가 오고 있었다.
잔뜩 찌푸린 날씨다.
금년 봄에는 가뭄걱정이 없었다.
비가 때를 맞추어 잘 왔다.
봄비는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올적마다 녹음이 짙어졌다.
호수의 물도 넉넉해지니
여유로움이 더해졌다.
사회적 거리 운운하면서
방구석 신세인데
봄비가 더욱 가세를 한다.
먼 곳에 높은 건물들이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있는지,
버티고 있는지,
견디고 있는지
쓸쓸하고 외롭고 처량해 보인다.
창밖을 내다보는 내 모습이다.
주전부리를 하면서
슬프지도 않고 애절하지도 않은
Romantic영화라도 볼까.
가족들을 위해
없는 솜씨지만
비빔밥을 비벼봐.
따끈한 Coffee를 마시며
지루하지 않고 경쾌한
Mozart 곡을 들어볼까.
대중가요처럼
빈대떡이나 부쳐 먹자고 졸라댈까.
한껏 한가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산뜻한 산문집이라도 읽을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Drum곡을 골라
흥에 맞추어 Pad를
정신없이 때려볼까.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이리저리 뒤적여
흥밋거리와 만나볼까.
TV YouTube에 Aerobics를 찾아
Stress 해소 겸 따라 해볼까.
찬찬한 여유와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는
나 혼자만의 시간은 어떨까.
딸이 동네 제과점에 가서
달달한 Cake를 사오겠다며
채비를 하고 나선다.
생각만으로도 달달하다.
세상이 촉촉하다가도
햇빛이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딴 세상이다.
생명력을 주는 봄비도 좋고
따뜻함을 주는 봄볕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