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도

Peter-C 2020. 6. 9. 07:01

기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미사 참석이 없다.

단단한 핑계가 생겼다.

벌써 꽤 오래됐다.

 

슬그머니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며

켕기는 구석이 스멀거린다.

 

환난(患難) 극복도 극복이지만

신앙의 명맥(命脈)을 위해서라도

기도만이라도 하자는 마음이다.

 

제목 : 작은 기도

 

누구나 사랑 때문에

스스로 가난한 자가 되게 하소서

 

누구나 그리운 사립문을 열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소서

 

하늘의 별과 바람과

땅의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고,

말할 때와 침묵할 때와

그 침묵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작은 빈손 위에

푸른 햇살이 내려와 앉게 하소서

 

가난한 자마다 은방울꽃으로 피어나

우리나라 온 들녘을 덮게 하시고

진실을 은폐하는 일보다

더 큰 죄를 짓지 않게 하소서

 

정호승 시인의

“작은 기도”라는 詩다.

 

기도문은 詩다.

성가도 기도문이다.

유명한 기도문 역시 詩다.

 

간절하다.

호소력을 느낀다.

절실한 바람이 있다.

평범하지만 위대한 설득이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나

정호승 시인의 시는

어려운 말이 없어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다.

 

시인의 소박하고 진솔한

성정(性情)과 마음이 전해 온다.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이 있다.

읽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쉽게 꾸밀 수가 있는가 하고

감탄과 감동을 하게 만든다.

 

형식적이고 격식에 얽매인 기도보다

마음에 우러나오는 기도를 하고 싶다.

내 할 바를 다하지 못해 염치가 없기에,

기복(祈福)을 바라는 기도는 쑥스럽다.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내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기도문,

 

거창하지 않고

가식이 없는

진솔하며 아름다운

나만의 기도문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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