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London까지 가장 빨리 가는 법”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
유명한 이야기다.
“그 사람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건
가까이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거나
겉으론 친해도 속마음까지는 아니라는 의미다.
아무튼 친근감이 부족한 부정적인 느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속 거리두기”
희한한 말까지 등장한 요즘 세상이다.
장기전(長期戰?)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반 강제적 멀리하기,
세상과의 격리다.
외톨이 신세,
혼자서 놀아야한다.
“혼술”, “혼밥”이란다.
저녁 무렵 연 날리기를 하러
호수공원으로 간다.
혼자서 연을 날린다.
그 넓은 호수를 나 혼자서 독차지한 기분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따로 없다.
부부, 연인, 가족, 친구 등
삼삼오오(三三五五) 산책한다.
물론 혼자인 사람도 있다.
혼자서 산책을 하는 사람은
무엇엔가 쫓기듯 걸음이 빠르다.
편한 차림이지만
편해 보이질 않는다.
고요한 호수처럼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이 아니다.
부부인지 연인인지
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소곤대며
여유롭게 거닐고 있는 모습은
보는 나도 행복감을 느낀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산책은
앞모습도 뒷모습도 아름답다.
숭고함마저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다정한 이웃이 있다,
나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거룩함이다.
지극히 어려운 고통도,
견디기 힘든 아픔도,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웃, 친구를 만나느냐.
인생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소소한 나눔이나 도움이
하루하루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어려움과 고통을 당할 때에는
“슬픔의 동지”가 되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
그 놀라운 힘이 이웃에 있다.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보다
“내가 어떤 이웃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리적으론 거리두기지만
마음은 곁에 가까이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