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스런 말투
엊그제 동네 병원에서
복부 초음파를 할 때 일이다.
아랫배에 힘을 주어 큰 호흡을 한 후,
숨을 멈추어 초음파 검사를 한다.
검사를 하는 간호사와 검사를 받는 나와
호흡이 맞아야 제대로 검사가 진행된다.
그 간호사는 늘 하는 일이다.
나는 크게 긴장을 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이런 검사는 나에게는 흔한 일이 아니다.
그 간호사의 설명은 무척 빨랐다.
되묻기 미안해서 눈치껏
검사가 진행 되도록 내버려뒀다.
내가 숨이 가빠 멈춰야 할 때를
잘 맞추지 못했던 모양이다.
눈을 감고 누워서
검사진행에 잘 맞추려
나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내 반응에 간호사는
약간 짜증을 내는 듯 했다.
노인취급을 당하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나까지 짜증을 낼 수는 없는 일이다.
괘씸한 일이지만,
잠시 잠간 참으면 그만이다.
그녀는 늘 하는 일이라라
기계적이고 숙달된 일이다.
나는 익숙한 일이 아니다.
어설플 수밖에.
“친절”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니 “마음씨”가 어떨까,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노래 가사도 생각났다.
정작 내가 뭘 잘 못했나,
기분이 언짢았다.
수고했다, 고맙다는 인사말도 없이
초음파 검사실을 나왔다.
대민업무가 있는 관공서, 병원, 은행 등에서
담당직원은 늘 같은 말을 기계처럼 반복하다보면
말이 빨라지고 듣는 사람의 이해여부도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경험을 종종 한다.
듣는 사람은 숙달된 상황이 아니기에
어리벙벙할 수밖에 없다.
내 마음이 고약하면
남의 말이 고약하게 들린단다.
말은 하기 쉽게 하지 말고
알아듣기 쉽게 하란다.
두고두고 괘씸한 느낌을 주는 말을
하지 않기를 오늘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