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짜증스런 말투

Peter-C 2020. 9. 25. 08:05

짜증스런 말투

 

엊그제 동네 병원에서

복부 초음파를 할 때 일이다.

 

아랫배에 힘을 주어 큰 호흡을 한 후,

숨을 멈추어 초음파 검사를 한다.

 

검사를 하는 간호사와 검사를 받는 나와

호흡이 맞아야 제대로 검사가 진행된다.

 

그 간호사는 늘 하는 일이다.

나는 크게 긴장을 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이런 검사는 나에게는 흔한 일이 아니다.

 

그 간호사의 설명은 무척 빨랐다.

되묻기 미안해서 눈치껏

검사가 진행 되도록 내버려뒀다.

 

내가 숨이 가빠 멈춰야 할 때를

잘 맞추지 못했던 모양이다.

 

눈을 감고 누워서

검사진행에 잘 맞추려

나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내 반응에 간호사는

약간 짜증을 내는 듯 했다.

 

노인취급을 당하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나까지 짜증을 낼 수는 없는 일이다.

괘씸한 일이지만,

잠시 잠간 참으면 그만이다.

 

그녀는 늘 하는 일이라라

기계적이고 숙달된 일이다.

 

나는 익숙한 일이 아니다.

어설플 수밖에.

 

“친절”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니 “마음씨”가 어떨까,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노래 가사도 생각났다.

 

정작 내가 뭘 잘 못했나,

기분이 언짢았다.

 

수고했다, 고맙다는 인사말도 없이

초음파 검사실을 나왔다.

 

대민업무가 있는 관공서, 병원, 은행 등에서

담당직원은 늘 같은 말을 기계처럼 반복하다보면

말이 빨라지고 듣는 사람의 이해여부도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경험을 종종 한다.

 

듣는 사람은 숙달된 상황이 아니기에

어리벙벙할 수밖에 없다.

 

내 마음이 고약하면

남의 말이 고약하게 들린단다.

 

말은 하기 쉽게 하지 말고

알아듣기 쉽게 하란다.

 

두고두고 괘씸한 느낌을 주는 말을

하지 않기를 오늘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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