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나이는 더하기만 있다.
쉬거나 건너뛰거나
빼기도 없다.
나이 하나씩 보태기에는
꾸준하며 착오도 없다.
40대에는 뭘 했고,
50대에는 행복했었는지,
60대에는 어찌 보냈는지,
도둑을 맞았나, 잃어버렸나?
휙 지나온 느낌이다.
내 삶 중에서
나이 숫자만큼
성실하게 보탠 것은 없다.
젊어질 수는 없고,
오직 늙어만 간다.
세상은 Smart하게 급속도로 발전하는데,
나는 반대로 갈수록 어리바리하다.
이 만큼 살았으면
숙달된 재주나,
숙련된 기술이나,
성숙된 자랑거리라도 있을 만도 한데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
뭣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진부한 인생이다.
처음 살아보는 세상이라서,
처음 살아보는 삶이라서,
서툴기만 한 것인가.
Steven Paul Jobs가
죽기 전에 한 말이란다.
“평생에 내가 벌어들인 재산은
가져갈 도리가 없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직 사랑으로 기억되는 추억뿐이다.
그것이 진정한 부이며
그것은 우리를 따라오고, 동행하며,
우리가 나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지만
나이는 남겨놓고
추억과 사랑은 가져간다.
흔해 빠지고,
시시하고,
같잖고,
별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것들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
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