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물들은 나뭇잎

Peter-C 2020. 11. 9. 07:50

물들은 나뭇잎

 

나무 끝가지에 달린 잎이

즐거운 듯 팔랑거린다.

 

잎 색깔이 어느새

불그스름하다.

소식도 없었다.

갑작스럽다.

 

연초록으로 시작했었다.

푸르르 했었던 색이

점점 짙어지더니 슬며시 색이

전혀 다른 색으로 변했다.

 

단풍의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하라는 듯,

떨어지기 전에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제법 큰 나무줄기를

가냘픈 나뭇잎이 흔드는 건지,

 

줄기가 흔들리니 나뭇잎이

같이 춤을 추는지 모르겠다.

 

때론 힘 있게 흔들고

때론 맥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따금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느끼는 모양이다.

바람에 내맡겼다.

 

단풍을 보면 황혼이 연상되고

황혼을 보면 노년을 생각한다.

저물어간다는 점이다.

 

황혼(黃昏)!

해가 뉘엿뉘엿하여

어두워질 무렵이다.

 

마지막 정열을 뽐내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단풍도 황혼을 닮았다.

영원할 듯 활활 타오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노을과 단풍!

노년의 멋을 그린다.

 

단풍이 아름답다.

황혼도 아름답다.

노년도 아름다워야 한다.

 

나도 이제 물들은 나뭇잎이다.

나는 어떤 석양(夕陽)일까.

 

인생의 황혼기에

정신을 가다듬어

아름다운 삶으로

마무리지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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