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낙엽을 밟으며

Peter-C 2020. 11. 14. 07:41

낙엽을 밟으며

 

떨어지기 싫은 듯

단풍잎이 떨어진다.

 

아쉬움도, 미련도

많은 듯하다.

 

나뭇가지 끝 나뭇잎들이

듬성듬성 보기가 싫어졌다.

바람에 애처롭게 흔들리고 있다.

더 있고 싶은 데,

참고 견디고 있는 듯하다.

 

나뭇잎이 예쁘게 색칠 한 게

바로 엊그젠데,

이제 떠나려하고 있다.

 

신비로움으로 시작했고,

기쁨과 환희의 절정이 있어

아름다웠었다.

 

이제,

고뇌와 번민을 버림으로

마감을 하려는 듯하다.

 

발아랜 벌써 낙엽이 밟힌다.

제법 쌓였다.

푹신한 느낌은 좋다.

바삭거리며 부서지는 소리도 좋다.

 

요란한 굉음을 내는 기계로

낙엽을 몰아치며 청소를 한다.

낙엽들이 뭉텅이로 날아간다.

매몰차다.

나뭇잎에 비바람이

곧 불어 닥칠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추풍낙엽 신세다.

 

싹이 텄다고 신기했었던 기억이

바로 어제만 같다.

이제 그들은 흙으로 돌아간다.

 

싱싱했었던 날도 잊은 듯,

모든 게 부질없다는 듯,

내려놓는다.

 

세상이 어찌됐든

상관하지 않고

묻혀버린다.

 

계절은 빨리도 지나간다.

곧 추운 겨울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했는데,

벌써 저녁이다.

 

하루가 잠깐이다.

하루가 너무도 짧다.

 

인생도 잠깐이다.

엊그제 청춘이 생생한데,

영락없는 늙은이 모습이다.

자연의 섭리다.

 

나의 낡은 피로가

늙은 낙엽을 밟는 소리에

위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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