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세요?”
신대호수공원에서 연을 날리고 있으면
간혹 지나가던 산책객들이
한두 마디씩 말을 걸어온다.
“저 연 높이가 몇 m 정도냐?”
“손수 만들었소?”
“멋지다!”
“연줄은 무엇으로 만들었냐?”
“오늘 바람 좋다!”
“여기는 연날리기 최고 명당이다.” 등등.
제일 많이 물어오는 질문은
“어디서 구매했습니까?”이다.
인터넷에 “비닐 연”이라고 치면
판매 Site가 나온다고 알려준다.
간혹 “기술 좋습니다!”라며
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기술은 없고
바람의 영향이 크다며
목이나 허리운동이 된다고 답한다.
어제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제법 큰 배낭을 짊어지고,
목에 큰 사진기를 걸었으며,
손에는 큰 사진기 삼각대를 들고 있었다.
사진작가처럼 보여,
“사진작가세요?”라고 물으니
말은 겸손하게 아니라고 말하지만
Amateur 수준은 훨씬 뛰어넘는 위용이다.
전에부터 나의 연 날리는 모습을
눈여겨보아왔었단다.
자기는 연을 3대째 만들어오는 사람이란다.
직접 연도 만들고, 얼레도 만든단다.
오늘은 새를 촬영하러 나왔단다.
방패연과 전통얼레를 만드시냐고 물으니
“방패연”은 “일본 연”이란다.
만들기도 하고 수집도 한단다.
순간적으로 연날리기에도
일제잔재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날리고 있는 연의 그림이
일본풍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본업이 무엇이냐 물으니
“원예”란다.
“한국연 다락방”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단다.
집에 돌아와
“한국연 다락방”블로그를 들여다봤다.
곤충, 새, 꽃, 여행 등의 사진들과,
연, 얼레 등 전통문물들의 사진들이 보였다.
그도 나처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보다
자기만의 블로그 운영이다.
방명록도 닫아놓고 있었다.
고상한 취미생활처럼 느껴졌다.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나이가 칠십이란다.
Mask 때문에 자세히는 볼 수 없지만
젊게 보여 놀라웠다.
잠시 그와 나눈 대화 속에서
참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의 표정과 말투가
진솔한 느낌이라서 그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