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대통령의 뒷모습

Peter-C 2022. 3. 25. 06:48

대통령의 뒷모습

 

그대 뒷모습

정채봉 작가 수필집의 이름이며

수필의 제목이다.

외람되게 그 수필의 일부를 발췌해 본다.

 

첫 문장이다.

유능한 관상가는 세수조차도 하지 않은

본래의 얼굴을 보고자 한다고 들었다.

아니, 그보다 더 나은 관상가는

뒷모습을 눈여겨본다고 했다.”

 

작가는 이사했을 때,

전 주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면서

그 내용을 수필에 소개한다.

 

그 집에서 7년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상면할 기회를 사정상 가지지 못해 미안합니다.

 

제가 오늘 펜을 든 것은

그 집에서 살아 본 사람으로서

일러 드리고 싶은 두어 가지가 생각나서입니다.

 

건넛방에 연탄가스가 한 번 샌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경미 한 일이었고 곧바로 수리했습니다.

혹시 모르니 가구를 들여놓기 전에

한 번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어쩌다 부엌 하수구가 막힐 때도 있었는데

그것은 부엌 뒤꼍에 있는 작은 돌무더기를

헤쳐 뚫으면 큰 힘이 들지 않습니다.

 

찬거리를 사실 때는

골목 시장의 끝에서 두 번째 있는

할머니 가게에서 사는 것이 싸고 맛있습니다.

그 할머니는 부모 없는 오뉘를 공부시키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분이라 하는군요.”

 

이 수필을 읽고 감동을 안 먹은 이 없으리라.

먼저 살던 분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한 나라의 대통령 인수인계가 감동은커녕

추한 모습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초등학교 반장도,

군대 소대장 인수인계도

그러하진 않을 것이다.

낯뜨겁고, 부끄러운 일이다.

 

잘 한 것이 없고,

얼마나 많은 비리를 저질렀으면

그리도 불안한 모습일까.

 

부끄러운 줄 모르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대통령의 뒷모습이

한심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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