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코끼리
오래전에 받은 <좋은 글>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흰 코끼리”라는
태국의 전래 동화다.
왕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가 있으면
그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로 주었단다.
그 코끼리는 그 신하에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
왕이 하사한 선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도 없었을 뿐더러
코끼리가 병으로 죽기라도 한다면
왕에 대한 도전과 반역으로 몰릴 수 있다.
게다가 흰 코끼리는
불교에서 신성한 존재로 추앙됐기에
일도 시키지 못하고
먹이고, 재우고, 돌봐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렇게 코끼리를 키우다 보면
막대한 먹이로 인해
집의 형편은 점점 어려워지고
지극정성으로 돌봐야 하는 탓에
일마저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결국 파멸을 맞이하게 된다.
왕에게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는
고약한 징벌(懲罰)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체면이나 위신 때문에
쓸데없는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나의 흰 코끼리는 무엇일까?
보람도 가치도 없는 것에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나?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는지?
함께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