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네
“가을이 깊어가네
이 계절을 어찌 지내시는가?”
가을노래가 가을 색을
더 짙게 만든다.
이미 마음도 가을이다.
괜스레 쓸쓸함과 우울함이
쉽게 다가온다.
가을이 익어가듯
내 마음도 낙엽이 된다.
화려한 빛깔보다는 칙칙한 색이다.
모양도 말라깽이다.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뒹군다.
가을노래가 가슴을 때린다.
적당히 울적한 것이
그렇게 싫지 않은 기분이 든다.
때맞추어 가을비가 내린다.
회색빛 하늘이 을씨년스럽다.
곧 추위가 닥치리라.
쌀쌀함이다.
모자와 목도리를 챙긴다.
차가운 물보다 따뜻한 물이다.
그때가 좋았지 하며
과거에 살고 있다면
우울한 삶이고,
장래가 걱정되면
불안한 삶이란다.
지금이 가장 편안하고
만족스러우면
잘 살고 있는 것이란다.
어떻게 살고 있어야
잘 사는 것인지 불명확하지만
지금 잘 살고 있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잘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하니 그렇다.
잘 살고 있느냐는 물음에 거침없이
잘 살고 있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성숙한 삶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