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함
성급하게 굴 필요가 없는 나이다.
느긋하게 여유를 부려도 괜찮다.
누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쫓아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들뿐인데
급하게 서두를 게 없다.
젊었을 땐 밥 먹는 일조차
급하게 서둘러야만 했었다.
천천히 여유를 부리는 것이
게으름 피는 것처럼 보일까봐
바쁜 척 서두르는 건
조급성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바쁠수록 돌아가라 했다.
조급성은
많은 것들을 놓친다.
봐야 할 것을 못 보고,
들어야 할 것을 못 듣는다.
치밀함과 세심함이 부족해
실수로 이어지기 쉽다.
진솔함과 겸손함이 빠져나가
경박해질 염려가 있다.
여유롭게 생각도 못하고
마음까지 조급했었다.
늘 쫓기는 듯 살았었다.
이제 그럴 필요 없다.
게으름의 여유다.
태풍, 비바람,
추위도, 더위도,
이겨낸 노거수처럼
조용히 여유롭게 지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