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동서의 임종

Peter-C 2023. 10. 18. 07:50

동서의 임종

 

아버지, 어머니, 장인, 장모

모두 돌아가셨다.

모두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핑계로

바쁜 척하느라 그랬다.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철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내 나이도 있고,

동서와 형님의 임종을 보며

나의 미래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훌륭하신 부모님을 만났고,

유복한 집에 태어나

큰 불행이나 고통 없이 자랐다.

 

육사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걸은 것도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미며 산 것도

고마운 일중에 고마운 일이다.

 

큰 병도 큰 고난도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

하느님의 은총이었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섭리를 실감하며 숙연해진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하직할까?

무슨 말을 남겨 놓을까?

 

내 영정 앞에서

사람들은 나의 삶을

어떤 평가를 할까?

 

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죽은 다음에 무슨 소용이 있으랴.

 

누구든지 고통 없이,

가족들에게 부담 없이,

조용히, 편안하게

하느님의 품안에 안기고 싶을 것이다.

 

과분한 욕심이지만 나에게 그런

마지막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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