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 백세
자칭 종합병원이라며
각종 병에 대한 지식이
의사나 약사 이상이다.
어렵게 느껴지는 의학 술어들을
거침없이 구사한다.
민간요법도 모르는 게 없다.
그는 소싯적에 폐결핵을 앓았었다.
그런 그가 팔순을 바라보고 있다.
움직임도 힘겨워 보인다.
골골 백세란 말은
그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무슨 약인지도 모르며 의사 처방대로,
약사가 제조해 주는 대로 복용하는 나를
무척이나 한심한 눈초리다.
어머니께서는 식구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밥이 약이라며
억지로라도 먹는 걸 강요하셨다.
체력관리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금방 기운이 떨어지며 밥맛을 잃는다.
먹고 싶은 음식을 찾는다.
먹어야 기운을 차린다.
건강한 사람은 잘 먹는다.
병약한 사람은 잘 먹질 못한다.
아프다, 아프다 하면 더 아파진다.
곧 나을 것이라는 희망,
어제보단 오늘은 더 나아졌다는 느낌,
밝은 마음가짐은
아픔과 고통을 잊게 할뿐만 아니라
실제로 건강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병은 마음에서 비롯된다지만
병에서 마음이 비롯되기도 한다.
마음이 주인이어서
육체는 마음의 명령을 따랐는데,
마음은 신체의 명령을 받게 된다.
이제 낫지 않는 병이라 말을 자주 듣는다.
더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이란 말이다.
골골 백세란 말이 희망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