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들이 점점 옷을 벗어
앙상한 모습으로 추위와 싸우고 있다.
오뉴월 푸르렀었던 풍요로움은 오간데 없이
쓸쓸함이 다가온다.
나무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홀로 서있지 않기 때문이다.
숲을 이루거나
가로수로 줄지어 있다.
나무는
봄 새싹은 여리고 아름답고,
여름 폭풍우도 겁내지 않는다.
가을 단풍은 아름다움의 극치요,
겨울추위를 견뎌내는 의연함을 보여준다.
나무는
교만을 찾아 볼 수 없다.
늘 그 자리에 있다.
있는 그대로다.
주변 환경에 대한 불평도 없다.
나무는
열매를 맺어 아낌없이 내어준다.
가지치기를 해서 땔감도 준다.
희생적이다.
나무는
햇볕도 비바람도 눈보라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견뎌낸다.
겸손함이다.
나무는
이리저리 옮기는 법 없이
한 자리에 머물러있다.
더 좋은 자리가 있을 텐데
질투나 이기심이 없다.
의젓하다.
어떤 나무는 사연이,
어떤 나무는 추억이 깃들어 있다.
옛집 뒤뜰에 오동나무는
오래된 친구처럼 그립다.
새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창밖에 서 있는 목련은
詩를 꿈꾸게 한다.
나무는 내 동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