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 단상
작년 연말 모임이 엊그제였다.
1년이 금방이다.
후배들이 옛날 같이 근무했을 적
싱싱한 젊음은 온데간데없고
벌써 정년 걱정을 하고 있다.
아기들도 자라 결혼 운운한다.
빠른 이는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다.
같이 늙어간다.
말을 하대하기 거북스럽고
존대하기에 더욱 어색하다.
옛날로 돌아가잔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멈춤이 없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가
나 때보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추하게 보일 수가 있어
조심스럽다.
적당히 늙었음도 티를 내고,
아직은 씽씽하다는 것도
내보이려하니 어렵다.
시간도 세월도
나태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지내며 있음도
알리려하니 어설프다.
내가 그렇게 활달하지 못하지만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만드는 사람이
꼭 한두 명씩 끼어 있어
분위기는 늘 활기가 차 다행이다.
식사비는 내가 지불해야 편한데
엉거주춤 분위기에 편승한다.
해가 갈수록
긍정적인 사고와 넉넉한 마음으로
흉하지 않게 늙어 가면 좋겠다.
나는 말하기 보다는 듣는 편이다.
장황하게 말하는 것도
가르치려드는 훈수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말 대신 박수를 많이 쳐주는 것이
오히려 환영받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