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
어느 독서광의 말이다.
“책을 한 줄도 안 읽은 날엔
흡사 밥을 먹고 이를 안 닦은 것처럼
몸도 마음도 불편함을 느낀다.”
솔직히 난 독서광이 아니다.
은퇴를 하니 남는 게 시간이라서
내 딴엔 할 일, 즐길 일을
책 읽기로 찾은 것뿐이다.
책을 읽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시작하여
죽을 때까지 배운단다.
배우기는 곧 공부다.
공부는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읽기를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
삶의 지혜를 깨우치는 것,
세상 이치를 터득하는 것이다.
요즘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지난주에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 책을 통하여
나의 삶에 어떤 이득이나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
더 나은 삶을,
더 좋은 삶을 목표로 하지만
막연하게 내안으로 흡수되어
나를 만들고 지탱하리라 믿을 뿐이다.
독일의 물리학자 Lichtenberg는
독서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가 어제
무엇을 먹었는지 잊어버리듯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곧잘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것들이
내 정신과 내 육체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책을 읽는데
꼭 무슨 목적이 있어야하고
꼭 얻는 게 있어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저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고
그것만으로도 만족해도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