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완연한 봄날이다.
걷기에 알맞다.
산책길 꽃들이 나를 반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걸으려 해도
쓸데없는 잡생각이 마구 솟는다.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거창한 일이 아니다.
봄바람처럼 스쳐지나가는 생각도 있지만
근심걱정을 불러오는 잡념이다.
혼자서 걸으니
고요히 깊이 있게
애써 영양가 있는 생각을 잡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지금 당장의 고민거리는 무엇인가?
지금 당장 내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고 즐기려 해도
쉽사리 잘 되질 않는다.
눈을 돌린다.
먼 곳으로부터 가까운 곳으로,
하늘로 땅으로,
좌로 우로,
아름다움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뭘 걱정하나,
걱정을 해서
걱정이 사라진다면
걱정이 없겠단다.
내일은 내일이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듯이
살아지는 대로 살면 될 것 아닌가.
공상이든,
망상이든,
나라걱정이든,
떠오르는 대로 생각한다.
몸도 생각도 건강해야한다.
그것을 위해
오늘도 이렇게 걷는다.
오늘은 좋은 날이요,
오늘도 행복한 날이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