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끝날
“시월의 어느 멋진 날”를 들으며
시작한 시월이 벌써 마지막 날이다.
“추심”, “낙엽” 등
가을 노래가 귀에 익숙했었는데
곧 연말 음악이 들릴 것이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높고,
정원 숲은 고요하다.
가을바람이 잠시 쉬고 있는 듯하다.
나뭇잎들은 조용히 물들고 있다.
가을이 오는 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노래에선 내 맘에서 온단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시월이었다.
바쁘지도 한가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런 한 달이었다.
병원에는 여기저기 다녔지만
큰 탈은 아니었다.
행운이라 느껴졌다.
입맛도 그런대로 좋았고,
소화도 잘된 한 달이었다.
더 건강해진 느낌도 아니고
더 허약해진 느낌도 아니다.
특별하게 기쁜 일도
각별하게 슬픈 일도 없었다.
한 것 없고,
이룬 것 없이
획하고 지나 간 한 달이다.
내겐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
있었나, 없었나?
기억이 없다.
단풍이 아직 덜 아름다운 시월,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