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억력

Peter-C 2026. 6. 16. 07:08

기억력

 

동기생 얼굴은 생생한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끙끙거린다.

 

흔히 잘 쓰던 단어 한 마디가

머릿속에 맴돌면서

입 밖으로 튀어나오질 않는다.

 

오늘 아침에 뭘 먹었지?

금방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 살던 집,

방마다 기억이 생생한데

바로 전에 살던 집의 내부구조가

가물가물하다.

 

수년 전에 영어 30여 개 문장을 적은

A4용지 31장을 준비했다.

하루에 한 장씩 읽는다.

한 달에 한 번 읽는 꼴이다.

때론 처음 읽는 기분이 든다.

 

늘 다녔던 골프장,

홀마다 생김새가 선명했었다.

지금은 기억이 흐릿하다.

심지어 골프장 정문이 기억나질 않는다.

 

기뻤었던 일은 희미한데

내가 실수한 일은 생생하다.

머릿속에 한참을 머물러

나를 괴롭힌다.

 

즐겁고 행복했었던 일들은

어디에 꼭꼭 숨어있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은

생생하게 맴돌고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 또래에게는 흔한 일이다.

 

재미있었던 일들만 기억하고 살 순 없는가.

가슴 뿌듯했었던 날들만 생각하자.

자랑스러웠었던 일들만 끄집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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